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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오솔길

입동(立冬) 입동 기나긴 밤 못다 한 뒷 이야기가 반짝거리는 따스한 아랫목, 뒤란 대숲 이는 바람에도 달빛스치는 소리 장지문에 귀 솔깃히고, 장독대오동잎 한 개 툭, 부서지는 비명으로 겨울 시작이다. - 박종영 시 입동(立冬)의 의미 ■ 입동은 24절기 중 19번째 절기로 상강과 소설 사이입니다. ■ 양력 11월 7일 또는 8일 무렵으로 ,음력으로는 10월에 접어듭니다. ■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후 약 15일,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 전 약 15일 사이입니다. ■ 겨울 기운이 일어섰다는 뜻으로, 동양에서는 입동 후 3개월을 겨울이라 합니다. ■ 예로부터 입동 초후에는 물이 비로소 얼고, 중후에는 땅이 처음으로얼어붙으며, 말후에는 꿩은 드물어지고 조개가 잡힌다고 합니다. 출처 - 다음에서 더보기
구절초 구 절 초 (九節草)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매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 고장 부소산 기슭에 지천으로 피는 사랑아 뿌리를 대려서 약으로도 먹던 기억 여학생이 부르면 마아가렛 여름모자 차양이 숨었는 곳 단추구멍에 달아도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사랑아 여우가 우는 추분(秋分) 도깨비불이 스러진 자리에 피는 사랑아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매디매디 눈물 비친 사랑아. 박용래 더보기
가을 하늘 아래 서면 + 가을 하늘 아래 서면 가을 하늘 아래 서면 화살처럼 꽂히는 햇살에 맞아 늘 아프고 부끄럽더라 얼마쯤 잊어버린 죄책감을 꺼내어 맑은 물에 새로이 헹궈 깃대 끝 제일 높이 매달고 싶더라 크신 분의 목소리가 내 귀에 대고 괜찮다 괜찮다고 속삭일 때까지 밤새워 참회록을 쓰고 싶더라. 강진규 더보기
가을을 팝니다 가을이 아름다운 가을을 판다고 합니다. 여기저기 산과 들엔 가을을 사려고 사람들이 붐비고 꽃잎도 단풍잎도 바스락 거리며 제값을 올리려고 뽐내기 바쁩니다. 산등성이에 억새꽃은 하얀 분칠을 하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품에 안고 가을맞이 나온 사람들을 흔들어 놓습니다 가을은 온갖 축제로 몸값을 올리고 몸살감기로 또다시 바스락 거립니다 눈과 코, 귀와 마음까지 물들게 하는 가을 아름다운 이 가을 빨리 사가세요. 박순옥 Autumn Leaves Jazz 더보기
안부 안부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ㅡ 나태주 '꽃을 보듯 너를 본다' 中 더보기
내가 너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 나태주 - 시 더보기
배롱나무 배롱나무 길을 가다 시선이 멎네 길 모퉁이 목백일홍 품위도 품위지만 흔치 않은 미인이다 조금은 엉큼하게 밑동 살살 긁어주면 까르륵 까르륵 까무라칠 듯 몸을 떤다 필시 바람 때문은 아닐 거다 뽀얀 피부며 간드러진 저 웃음 적어도 몇 번은 간지럼타다 숨이 멎은 듯 그 절정 어쩌지 못해 한 백여 일 홍조를 띈다. 시 - 홍성운 더보기
늙은 애인 늙은 애인 81세 된 할머니가 호계장 칼국수 집 아주머니에게 조심조심 낮은 목소리로 넥타이 가게를 묻는다. "할매, 영감님 안계시잖소 넥타이 가게는 신천에 가믄 있는데요 할매는 힘들어 못가요 다음 장에 사소." "근데 누 줄라꼬예?" "말하지 마라" "애인 줄끼요?" "어허, 말하지 말라카이." 붉어진 얼굴을 감추고 할머니가 눈을 흘기며 문을 나선다 가을 하늘이 파랗다. 시 - 문모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