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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오솔길/좋은 詩

늙은 애인

그림 이원진 화백

 

 

 

늙은 애인

 

81세 된 할머니가

호계장 칼국수 집 아주머니에게

조심조심 낮은 목소리로

넥타이 가게를 묻는다.

 

"할매, 영감님 안계시잖소

넥타이 가게는 신천에 가믄 있는데요

할매는 힘들어 못가요

다음 장에 사소."

 

"근데 누 줄라꼬예?"

"말하지 마라"

"애인 줄끼요?"

"어허, 말하지 말라카이."

 

붉어진 얼굴을 감추고 할머니가

눈을 흘기며 문을 나선다

가을 하늘이 파랗다.

 

시 - 문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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