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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오솔길

봄을 기다리는 이유 봄을 기다리는 이유 - 박만엽 우리는 四季節 가운데 유독 봄을 기다린다. 여름의 뜨거운 피에 熱情을 날려보기도 하고 풍요한 가을 아래 달콤한 사랑을 맛보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살을 애는 듯한 추위 속에 겨울의 잔인함을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실은 봄이 온다고 하여도 또다시 모든.. 더보기
또 한 해를 보내며 직지 문화공원 또 한 해를 보내며 정완영 하루하루 붓끝 다듬듯 지성스레 살아왔건만 등불이 잦아들듯이 또 한 해가 잦아들고 무어라 아쉬운 생각이 낙엽처럼 자꾸 밟히네 만날 사람 다 만나고 가고픈곳 다녀왔건만 그래도 또 한사람을 덜 만나본것 같고 한 자리 못 가본 자리가 남아있.. 더보기
세모 동짓달 보름 밤 풍경 세모 엄원태 한 해가 저문다 파도 같은 날들이 철썩이며 지나간다 지금, 또 누가 남은 하루마져 밀어내고 있다 가고픈 곳 가지 못했고 보고픈 사람 만나지 못했다 생활이란 게 그렇다 다만, 밥물처럼 끓어 넘치는 그리움 있다 막 돋아난 초저녁별에 묻는다 왜 평화가 .. 더보기
가을 욕심 지금쯤 전화가 걸려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 번 들려주면 참 좋겠네요. 주왕산의 가을 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 편지같은 건 받을 상상을 못하는 친구로부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가 담긴 편지를 .. 더보기
가을 하늘 아래 서면 가을 하늘 아래 서면 가을 하늘 아래 서면 화살처럼 꽂히는 햇살에 맞아 늘 아프고 부끄럽더라 얼마쯤 잊어버린 죄책감을 꺼내어 맑은 물에 새로이 헹궈 깃대 끝 제일 높이 매달고 싶더라 크신 분의 목소리가 내 귀에 대고 괜찮다 괜찮다고 속삭일 때까지 밤새워 참회록을 쓰고 싶더라 (.. 더보기
連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連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 정 주 -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 더보기
안개 안개 - 윤동주 보이면서 아니 보이는 것 붙잡을 수 없길래 붙잡고 싶은 것 텅 비면서 무궁하게 존재하는 것 가지려고 하면 도망치는 것 버리려하면 뒤따라오며 나를 삼키는 것 알 수도 없는 것 가질 수도 없는 것 신의 옷자락인양 추운 내 영혼을 감싸주는 것 가리워진 시야처럼 그득하니 .. 더보기
3월 섬진강의 봄 - 정인성畵 3월 ... 오세영 흐르는 계곡 물에 귀기울이면 3월은 겨울 옷을 빨래하는 여인네의 방망이질 소리로 오는 것 같다. 만발한 진달래 꽃숲에 귀기울이면 3월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으로 오는 것 같다. 새순을 움틔우는 대지에 귀기울이면 3월은 아가의 젖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