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문학의 오솔길/좋은 詩

살아온 세월이 아름다웠다고 살아온 세월이 아름다웠다고 - 유안진 살아온 세월이 아름다웠다고 비로소 가만 가만 끄덕이고 싶습니다. 황금저택에 명예의 꽃다발로 둘러 쌓여야 만이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길지도 짧지도 않았으나 걸어온 길에는 그립게 찍혀진 발자국들도 소중하고 영원한 느낌표가 되.. 더보기
달빛기도 -달빛기도-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 더보기
구절초 구절초꽃 / 김용택하루 해가 다 저문 강가로산그늘을 따라서 걷다 보면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 달만 떠오릅니다.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달빛만 하얗게 모여 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더보기
9월의 시 9월과 뜰 8월이 담장 너머로 다 둘러메고 가지 못한 늦여름이 바글바글 끓고 있는 뜰 한켠 까자귀나무 검은 그림자가 퍽 엎질러져 있다 그곳에 지나가던 새 한 마리 자기 그림자를 묻어버리고 쉬고 있다 오규원 / 시인 ★구월이 오면 - 이성진 시원한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알록달록 사랑.. 더보기
배롱나무 목백일홍 - 도종환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 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 더보기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 신현림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 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간다 멀어져서 아득하고 아름다운 너는 흰 셔츠처럼 펄럭이지 바람에 펄럭이는 것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내 눈 속의 새들이 아우성친다 너도 나를 그리워할까 분홍빛 .. 더보기
안개 안개 / 윤동주(尹東柱) 보이면서 아니 보이는 것 붙잡을 수 없길래 붙잡고 싶은것 텅 비면서 무궁하게 존재하는 것 가지려하면 도망치는 것 버리려하면 뒤 따라오며 나를 삼키는 것 알수도 없는 것 가질 수도 없는 것 신의 옷자락인양 추운 내 영혼 감싸주는 것 가리워진 시야만큼 그득하.. 더보기
오월 오월 - 오세영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 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 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 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