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꽃 / 김용택
하루 해가 다 저문 강가로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 보면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 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 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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