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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오솔길/좋은 詩

구절초


                 


         

구절초꽃 / 김용택


하루 해가 다 저문 강가로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 보면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 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 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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