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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사는 이야기

눈을 기다리는 마음

눈을 기다리는 엄마 마음을 알고 아들이 출근길에 담아 보낸 사진

 

올 겨울엔 눈 다운 눈이 오질 않았다.

자기 전 일기예보는 꼭 빠지지 않고 듣는데

오늘 밤부터 영남지방에 눈이 온다는 예보를 하는 날은

자다가 눈이 오나  몇 번 밖을 내다보지만 기다리는 눈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입춘을 앞둔 겨울도 끝자락을 향하는데

다른 곳에 내리고 남은 눈이 있으면 이곳에도 내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오래 전 어느 해 4월 어머니 49제에 용화사 가는 길에 함박눈이 퍼부어 

눈에 눈이 들러가 눈물인지 눈물인지 앞이 안보였던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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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시는 날

 

 오탁번

 

눈 오시는 날

밖을 가만히 내다본다

넉가래로 눈 치우느라 애를 먹겠지만

그거야 다음 일이다

그냥 좋다

눈을 맞는 소나무가 낙낙하다

대추나무는 오슬오슬 좀 춥다

대각선으로 날리던 눈발이

좀 전부터 허공에서부터 춤을 추듯

송이송이 회오리치며 쏟아진다

ㅅㅅㅅ, ㅎㅎㅎ, 소 란스 레 눈 소리 들린다

메숲진 앞산 보이지 않는다

낮곁 내내 함박꽃처럼 내리는 눈을

그냥 무심히 내다본다

눈길에 운전하느라 애를 먹겠지만

그거야 다음다음 일이다

그냥 좋다

눈 오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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