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살며 생각하며/사는 이야기

봄과 시

 

개나리 - 이해인

눈웃음 가득히

봄 햇살 담고

봄 이야기

봄 이야기 너무 하고 싶어

잎새도 달지 않고 달려 나온

네 잎의 별 꽃

개나리꽃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길게도 늘어 트렸구나

내가 가는 봄맞이 길

앞질러 가며

살아피는 기쁨을

노래로 엮어 내는

샛노란 눈 웃음꽃

 

 

때때로 봄은 - 문정희

 

때때로 봄은

으스스 한 오한을 이끌고

얇은 외투 깃을 세우고 온다

 

무지한 희망 때문에

유치한 소문들을

사방에다 울긋불긋 터트려 놓고

풀잎마다 초록 화살을 쏘아 놓는다

 

때때로 봄은

인생도 모르는 젊은 남자가

연애를 하자고 조를 때처럼 안쓰러운 데가 있다

 

 

저기 저 봄이란 놈 좀 봐 - 오정방

 

저기 저 봄이란 놈 좀 봐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저 모습 좀 봐

아지랑이 가물가물 피어오르고

돋아난 새싹들 고개 쳐드는 것 좀 봐

날으는 새들의 날개가 저토록 가볍고

여인네들의 옷 색깔 화사하게 바뀐 것 좀 봐

다 죽은 듯한 벚꽃나무에 물이 오르더니

분홍빛 꽃망울 저렇게 벙그는 것 좀 봐

미풍이 이렇게 상큼하고 하늘은 맑은데

봄 속을 거니는 내 마음 싱숭생숭한 것 좀 봐

 

 

'♣ 살며 생각하며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동네 봄 풍경  (28) 2023.03.27
아들과 진달래  (40) 2023.03.25
벚꽃이 피었어요~  (35) 2023.03.19
새 봄  (36) 2023.03.13
영춘화와 목련이 활짝 피었습니다.  (21) 2023.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