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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사는 이야기

눈 내린 산책 길

 

 

 

 

 

아들 직장의 산책길 풍경인데

산책길에 눈이 오면 멋진 풍경을 담아 보내라고 했더니

눈이 오다 말았다고 하며 

이렇게 보내왔다.

 

 

 

그 겨울의 시 / 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 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 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아름다운

시 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 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 흘리다가

눈 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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