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 걸린 해를 등지고 산책을 나갔다.
오늘도 야생화가 얼마나 피었나 하고 야생화공원으로 갔더니
지난번에 만난 꽃은 다 지고 새로 피는 꽃들을 만났다.
그중에 하얀 꽃이 예뻐서 '다음'에게 꽃 이름을 물었더니
무턱대고 '국화'라고 한다.
나는 속으로 "또 웃기네~"라고 하며 나도 웃었다.
모든 것을 다 잘 아는 '다음'이라고 꽃 이름을 물으면
요즘은 그냥 쉬운대로 알려주어 나를 웃게 만들 때가 많다.
공원 풀 속에 들어가면 앙증맞고 예쁜 꽃들이 있는데
풀 속에 들어가기가 싫어 밖에 나와있는 꽃만 담아 왔다.
2022년 6월 17일 산책길 풍경
들꽃 언덕에서 / 유안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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