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짜리 올해 달력에 열 달이 사라지고 동짓달과 섣달 두 달만 뎅그러니 남았습니다.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다고 한 말이 나이 들어가면서 실감케 되네요.
동짓달은 입동(入冬)과 소설(小雪)이 들어 있는데
이제부터 겨울의 시작이고 눈이 오기 시작한다는 뜻이랍니다.
요즘은 대부분이 아파트에 사시니까 월동준비를 하지 않아도 큰 문제없겠지만.
우리 자랄 때는 봄까지 먹을 김장을 하는 일이 가장 큰일이었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마당 한쪽에 김칫독을 여러 개 묻고 짚으로 지붕을 만들고 문까지 달아 놓으면
바람이 들어가지 못할 만큼 따뜻한 김치광이 되었습니다.
광속에 묻어 놓은 여러 개의 항아리에는 배추김치, 총각김치, 동치미, 깍두기, 파김치,
갖가지 소를 넣은 보쌈김치까지 만들어 크고 작은 항아리에 가득 채우셨습니다.
그리고 남은 배춧잎과 무 잎은 시래기를 엮어 동쪽 처마 밑에 쭉 달아 놓고
눈이 오는 겨울에는 시래깃국에 김치 몇 가지 내어 놓으면 상이 가득했지요.
해마다 겨울이 오면 어머니가 해 주신 김치 맛이 생각나서 인터넷에서 사 먹어보면 그 맛이 아니라 실망을 합니다.
이웃님들 가정마다 월동 준비 잘하셔서
따뜻하고 행복한, 추억에 오래 남을 겨울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11월은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11월 1일 맑은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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