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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사는 이야기

복숭아 알레르기

친구가 가져온 복숭아

 

컴퓨터 같이 하는 친구가 테이프로 붙인 종이 박스에 복숭아를 가져왔다.

테이프를 떼고 열어보니 털이 뽀송뽀송 난 큼직한 복숭아가 12개 들어 있다.

복숭아를 꺼내어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넣고,

한 개를 껍질을 벗기니 손가락 사이로 과즙이 주르륵 흐른다.

한 개를 다 먹고 보니 아차!! 복숭아 알레르기 ~~~ 

수십 년 동안 복숭아 알레르기로 복숭아를 못 먹었는데....

 

복숭아 알레르기가 된 원인은...

어릴 때 동네언니가 복숭아 서리하러 가며 나를 데리고 가서 망을 보라고 세워놓고

그 언니는 복숭아를 따서 팬티 속에 넣었다,

나도 언니처럼 복숭아를 몇 개 따서 팬티에 넣었는데 

멀리서 주인 할아버지가 보시고 "야 이 놈들아~ 남의 복숭아는 왜 따냐~"라고 하시며

우리 쪽으로 오셨다.

동네언니는 복숭아를 가득 넣어 불룩한 팬티를 양손으로 움켜쥐고 뛰어가며

"너도 얼른 따라와~"라고 하여 나도 뛰어가다가 팬티 속에 복숭아가 앞뒤로 돌아다니며 다리를 스쳐 

더 이상 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그다음은...

동네언니 복숭아 값까지 다 물어주었고,

엄마가 깨끗하게 씻어 주셨는데도 온몸이 빨갛게 부풀어 올라 고생을 하였다.

그 후부터는 복숭아를 보기만 해도 가려워서 지금까지 못 먹었는데

오늘은 복숭아가 먹음직스러워 그만 깜빡 잊고 한 개를 다 먹었다.

 

아직은 아무 기별이 없는데....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며 알레르기도 사라졌으면 정말 좋겠다.

 

2021년 8월 20일 - 복숭아 이야기

 

※ 우리 어릴 때 위아래 고무줄을 넣은 팬티를 입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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