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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사는 이야기

뽀글 파마

 

나는 뽀글 파마를 즐겨한다.

뽀글 파마를 모르는 분을 위하여 사진을 올렸는데

기타 연습하는 저 아줌씨 머리가 뽀글 파마를 한 머리다.

 

내가 뽀글 파마를 즐겨하는 이유는

감고 머리 손질 안 하고 툴툴 털어 빗으면 그만이다,

아침 바쁜 시간에 시간도 절약되고 얼마나 편한지,

멋보다 편한 게 좋은 나로서는 안성맞춤이라고나 할까.... 

 

파마 한 머리를 볼 때마다 두 아들의 반응은 같다.

" 엄마 또 뽀글 파마하셨네요, 제발 좀 하지 마세요"

"왜 편하고 좋은데...."

"아이 참! 보는 우리도 좀 생각해 주세요, 할머니가 되면 그때 하시고요."

" 알았어 안 할게...."

 

코로나가 겁나서 두 달 동안 미용실에도 못 가고,

오늘은 큰 맘먹고 갔다.

미용실 원장님이 머리를 만지며

"머리가 많이 길었네요"라고 한다.

"네~ 두 달이 넘었으니....."

"어떻게 할까요?" 

" 원장님 알아서 해 주세요~"라고 하고 머리를 맡겼다.

싹둑싹둑 가위소리가 나며 긴 머리가 잘려 나간다.

알아서 해 달라고 했으니 알아서 하겠지 생각하며 눈을 감고 졸고 있을 동안

말고 중화제 하고 풀면서 "잘 나왔습니다"라고 하여 눈을 떠 보니

두 아들 얼굴이 짠! 나타난다.

"엄마 또 뽀글 파마를 하셨네요~"라는 말이 귀에 들리는 듯하며...

이번에는 더 짧은 뽀글이 파마가 되었다.

나는 속으로 또 언제 파마를 할지 모르니 잘 됐다고 하며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남기고 집에 와서,

머리가 너무 짧아 자꾸 손이 뒷퉁수로 올라간다.

 

2021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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