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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사는 이야기

정골의 겨울 풍경



▲ 아저씨 뒤로 보이는 집은 아주머니 집이고,

▲ 아랫채로 지은 이 집은 아저씨 집이라고 한다.

▲ 바람이 세게 불어 장독 뚜껑이 날아가서 벽돌을 올려 놓았다고.

▲ 밤나무 아래 정자도 지어놓고...

깊은 산골 외딴집이라 개 두마리가 앞 뒤에서 지키고 있다.


20년 동안 옆집에서 친척처럼 가깝게 지낸

 아저씨와 아주머니(내가 불렀던 호칭)

오랫동안 소식이 없다가 한 번 보자고 전화가 왔다.

전화번호를 몰라서 우리교회 친구에게 물었다고 하시며

약속 시간은 12, 장소는 한우 프라자에서 만나자고.

 

방학동안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앨범 3권의 사진을 다 뽑아

새 앨범으로 옮기는데 그게 보통일이 아니다.

며칠을 조금씩 해오던 것을 마무리 하려고 펴 놓고 있는데...

11시쯤 되니 "우리는 벌써 여기 와 있으니 어서 오라 "고 전화가 왔다

 

방에 펴 논 사진을 그냥 두고 서둘러 가니

식당 문 앞에서 기다리고 계시다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우리는 점심을 들며 그 동안의 이야기가 끝 가는 줄 몰랐다.

 

식당을 나오며 아저씨가 "우리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 않느냐"고 물으시기에 얼른 "가 보고 싶다"고 했다

 

사시는 곳은 직지사 가는 길에서 남쪽으로 15분 거리 '정골'이라는 곳에

산에서 내려오는 개울을 끼고 2,500평을 사서

호두나무와 감나무를 심고 채전도 일구어 농사를 짓는데,

과일과 채소를 다 먹지 못하여 아랫동네 나누어 준다고 했다.

 

꼬불꼬불한 산골길을 올라가니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그리 크지 않은 집 두 채가 있다.

나는 양쪽으로 엇비슷하게 지은 집을 번갈아 보니

아저씨가  "저긴 할마이가 살고"

아래를 가리키며 "여긴 내가 산다"고 하셨다.  


산능선으로 넘어오는 바람과

 내려다보이는 풍경에 가슴이 확 트였다.


2020년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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