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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사는 이야기

오늘도 비가.....

 

 

아침 6시 베란다에서 건너다보니 구름이 내 건너 동네까지 내려와

앞산을 가렸고  동네 모습도 희미하게 보인다.

오늘도 일기 예보를 보니 20~39mm의 소나기가 오후 3시에서 6시까지 온다고 한다.

이번 장마는 비가 오면 무섭게 와서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에 오곤 했다.

 

어쩌다 하루 비가 그치면, 맑은 날을 처음 보는 것같이 기뻐서 

밀린 빨래를 하고 앞뒤 베란다 청소, 화초 손질, 방마다 제습기 켜서 습기 제거하고

여간 분주한 게 아닌데 그래도 기분이 좋으니 힘든 줄 모르고 열심히 했다.

 

어제도 아침부터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출근을 하는데

갑자기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니 모든 게 싫어졌다. 

그런 생각을 하는데 허리가 꼬부라진 할머니가 내 옆으로 지나시기에

자세히 보니 많이 보던 할머니다.

장이 서는 날을 장터에서, 평일은 버스 터미널 주위에서

과일이나 야채를 길옆에서 팔고 계셨는데 늘 활기차게 생활하시는 분이다. 

근데 오늘은 큰 주머니를 단 앞치마를 입고  무엇이 그렇게 급하신지 

바쁜 걸음으로 터미널 옆을 지나신다.

그 할머니를 보는 순간 웃음이 푹 터지며 내가 힘들다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일터에 와서 

사무실에서 볼 일을 마치고 인지능력향상실로 들어가니

영옥 씨가 먼저와 키오스크 앞에서 내가 들어가도 아는지 모르는지 인사도 안 하고 섰기에

어깨너머로 보니 스트레스 검사를 하고 있다.

아하, 또 무슨 스트레스받을 일이 있나 보다 생각하며

내가 먼저 영옥씨 일찍 왔네~~~라고 인사를 하니

하든 것을  닫고 내 옆으로 와서 앉으며

어깨가 아파서 서울 강남 제일 잘 본다는 병원에서 수요일마다 올라가

주사를 맞고 오는데 지난밤에는 너무 아파서 잠을 못 잤다고 한다.

그 말은 듣고 스트레스 검사 할 만하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아파서 어쩌면 좋지?

내일 병원 가는 날이니 의사 만나면 상담을 잘해 보라는 말 밖에 다른 할 말이 없었다. 

예전에 할머니와 어머니가 여름 장마철에는 비가 오니 삭신이 쑤신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영옥 씨도 날씨가 저기압이니 아픈 곳이 더 아픈가 싶어 안타깝다.

 

사람들이 하나 둘 인지능력향상실로 모여들어

키오스크를 가르쳐 드리면 무척 신기해하고 좋아하신다.

어떤 분들은 아예 게임을 하겠다고 테이블 앞에 앉아 시작하고....

그동안 실력이 많이 늘어 지도 안 해도 자기네 끼리 게임은 도사 수준이다.

이제 내일만 와서 근무하면 남은 방학 한주는 온전히 내 것이다.

남은 한 주를 어떻게 보내면 잘 보낼까.....

그냥 뒹굴며 쉬면서 보낼까 어디 여행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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