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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사는 이야기

롯데마트에 가다.

 

 

 

 

의자 앞을 지나오는데 의자에 한 청년이 앉아있다.

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앞만 보고 사부작사부작 몇 걸음 오는데

언제 그 청년이 내 옆에 바싹 붙어 깜짝 놀랐다.

청년은 나에게 돈을 좀 달라고 한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서 있으니 집에 가는 차비를 소매치기당했다며 집에 갈 차비를 좀 달라고.

나는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커버에 카드 두장만 넣었고 지갑을 안 가져와서 돈이 없다고 보이니

내 얼굴을 물끄러미 보다가 다시 자기 자리로 가기에

얼른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마트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말하니 쫓아내도 그 자리에 다시와 앉아 있다고 하며

귀찮게 하면 경찰을 부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집에 와서도 그 청년 생각이 자꾸 난다.

 

메리골드가 피기 시작한다.

발 빠른 코스모스도 모습을 드러내고....

자주달개비 

폭포수가 흐르지 않아 숲 속이 조용하다.

분홍접시꽃은 지난밤 비를 맞아 모양이 후줄근하다.

 

식품이 떨어진 게 있어 롯데마트에 갔다.

넓은 매장에서 만난 사람은 모두 대 여섯밖에 안된다.

요즘 모든 곳이 다 불황이라고 하지만 오늘 본 롯데마트는 

이래도 되나... 싶게 손님이 없어 내가 걱정스럽다.

 

오늘이 월요일이라 손님이 적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필요한 것 몇 가지 사서 배낭에 넣고

롯데마트 주위를 돌아보며

사진에 담을 만한 것이 있는가 찾아봤다.

 

5월에 화려하게 피었던 꽃들은 다 지고,

6월이 오면 롯데마트 뒷동산에 산나리와 원추리가 아름답게 피는데 

동산에 올라가 봐도 아직 필 기색이 보이지 않고.....

일찍 나온 코스모스와 메리골드만 담아왔다.

 

2023년 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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