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산책을 나가면 냇가에 강아지 풀이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나는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손 끝으로 스르르 한번 쓰다듬고 지나간다.
강아지 풀과 나는 오래된 추억이 있다.
내가 어릴 때 그 때도 강아지 풀이 길가에나 냇가에 많이 있었다.
나는 꼬마친구들과 토실토실 살이 오른 강아지 풀을 잔뜩 뽑아 들고 강생이 놀이를 했다.
손바닥을 쫙 펴고 손끝에 강아지풀을 올려놓고 오요 오요~를 부르며 손을 살살 흔들면
강아지풀은 쏜살같이 내 앞으로 달려온다.
그 모습이 재밌어서 가득 뽑아 든 강아지 풀이 내 손바닥에서
땅으로 다 떨어지고 없을 때까지 오요 오요를 부르며 강아지 풀과 놀았다.
지금도 강아지 풀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릴 적 강생이 놀이를 같이 한 친구들의 얼굴이 떠 오른다.
뒷집에 사는 민자, 길 건너 옥련이, 인수, 영림이.....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도무지 소식이 없다.
한번 만나서 옛이야기를 하고 싶다.
※ 경상도 사투리로 강아지를 강생이라 하고
강아지를 부를 때 오요 오요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