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새재의 가을
가을 편지
이상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 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 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2016년 10월 24일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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