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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사는 이야기

붕어빵 장수와 우리 며느리

어제 오전 11시쯤 아들이 복지관에 와서 밖에서 기다린다고 톡이 왔다.

응! 알았어~라고 하고 3교시 다 마치고 나갔더니

며느리가 본관 앞에서 내가 어디서 나올지 몰라 서성이고 있다.

내가 일하는 곳은 신관 4층인데 똑똑하게 말하지 않아 본관 앞에서 

나를 기다리며 서 있다.

 

나는 신관 앞에서 며느리를 큰소리로 불렀다

며느리는 주위가 시끄러워 나의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그 옆에 있는 집들을 살피고 있던 아들이 듣고 며느리를 데리고 신관으로 왔다.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 예약을 하려고 몇 곳에 전화를 하니

다 한시 간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문당동 법원 근처에 있는 

'천하민물장어 식당'에 예약부터 해 놓고 갔다.

 

마침 창쪽에 4인이 앉을 빈테이블이 있어 우리가 앉으니

주인이 와서 전화예약 하신 분인지 확인을 하고

곧 식사 내어 오겠다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배가 고파 음식이 나오기 바쁘게 

아무 생각 없이 먹고 나니 "아차! 블로그 소재가 없어 

오늘 이야기를 올려야 하는데..."라고 하니 아들이 먹고 남은 장어를 

석쇠에 올리며 이거라도 찍으세요~라고...

식사를 하고 집에 오는 길에

"아들! 엄마가 커피 사 줄게 어디로 갈까?"라고 물으니

집에 오면 제가 가는 곳이 있다고 하며 우리 동네로 간다.

큰 길가에 '커피공작소'라고 쓰인 가게 앞에 차를 세우고 들어 간다.

 

아들이 커피를 살 동안 며느리와 차 안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아파트 담밑에 붕어빵 장수가 보여 차에서 내려 나는 사진을 찍고

며느리는 붕어빵을 샀다.

집에 와서 아들이 사 온 커피와 붕어빵을 먹으니

일 년 만에 먹어 보는 맛이라 맛이 좋았다.

 

며느리가 보냉이 잘되는 큰 가방에서 반찬 해 온 것을 꺼내며 

어머니 혼자 하시기 싫어 그냥 있는 대로 드실까 봐

몇 가지 만들어 왔다고 하며 반찬통을 내어 놓는데

나는 며느리한테 너무 기대는 것 아닌가 싶어 속으로 좀 미안했다.

며느리가 해 온 반찬.

 

아들이 집에 오면 구석구석 살펴서 손 볼 곳을 찾아 고치고 간다.

오늘은 주방에 불이 늦게 들어온다고 며느리가 말하니

알았다고 하며 다이소에 가서 전기 고칠 재료와

주방 후드가 잘 안 된다고 했더니 후드 고칠 재료도 다 사 와서

공사를 하기에 나는 저녁밥을 솥에 안쳤더니 밥이 포슬포슬하게 잘 되었다.

배가 불러 그냥 가고 싶다는 아들과 며느리를 

집에 콩나물 무쳐 놓은 것과 며느리가 해 온 나물들을 넣고 비빔밥을 해 줬더니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좋다고 하며 담아준 밥을 다 먹고 잘 먹었다고 한다.

아이들 갈 때 참기름 한 병과 통개 볶은 것 한 봉지를 싸 주었다.

 

복지관 현관 창문에 누가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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