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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사는 이야기

12월의 이야기

 

동치미

 

오탁번 (1943~,충북 제천)

 

 감곡에 사는 여자들이

  꽃 피는 원서헌에 놀러왔다

  국수 말아 점심 먹고

  술기운이 노을빛으로 물들 때

  찰칵찰칵 사진을 찍었다

 

  내 옆에 선 여자가 살갑게 말했다

  - 이래도 되죠?

  내 팔짱을 꼭 꼈다

  - 더 꼭!

  사진 찍는 여자가 호들갑을 떨었다

 

  이럴 때면 나는

  마냥 달콤한 생각에

  폭 빠진다

  - 나랑 사랑이 하고 싶은 걸까

 

  헤어질 때

  또 팔짱을 꼭 꼈다

  나는 살짝 속삭였다

  - 나랑 同寢(동침)이 하고 싶지?

 

  속삭이는 내 말을 듣고

  그 여자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 동치미 먹고 싶으세요?

  허허, 나는 꼭 이렇다니까

 

 

 

 

저의 개인사정으로 블로그를 잠시 쉬겠습니다.

뵐때까지 건강들 하십시오.

 

2023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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