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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오솔길/좋은 詩

새해 아침을 노래하다

 

 

새해 아침을 노래하다 / 윤미전

 

보라,

새해 첫 아침을 순산하며

흐뭇한 미소로 등 두드리는 산허리 기댄 채

출렁이며 숨 고르고 있는

저 바다의 상기된 표정

 

새로이 열린 하늘이

햇살다발 펑펑 터뜨리며

천지사방으로 흩뿌려지고

한 살 나이 더한 새들도 무슨 생각에선지

날갯짓 하며 치솟는다

 

어둠 쓸어낸 새해 첫 햇살이

복덩이 같은 어린 것들 품고 있는

어미돼지 토실토실한 등가죽에

한 벌 온기를 덮어준다

 

숨 가쁘게 줄달음쳐 온 산맥들 일으켜 세워

삼백 예순 닷샛날 다시 행진하며

힘찬 발걸음들 모아보자

 

먼저 온 희망이 어서 오라 손짓하며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정인성 -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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