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 김남조
세상에 수많은 사람 살고
사람 하나에 한 운명 있듯이
바람도 여러 바람
그 하나마다
생애의 파란만장
운명의 진술서가 다를 테지
하여 태초에서 오늘까지 불어와
문득 내 앞에서
나래 접는 바람도 있으리라
그를 벗하여
나도 더 가지 않으련다
삶이란 길가는 일 아니던가
모든 날에 길을 걷고
한평생 걸어 예 왔으되
이제 나에게
삶이란
도착하여 의자에 앉고 싶은 것
겨우겨우 할 일 끝내고
내명 얻으려 좌선에 든
바람도사 옆에서
예순 해 걸어온 나는
예순 해 앉아 있고 싶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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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도 떠나고...
시집을 뒤적이다
김남조 시인의 시 의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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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끝자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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