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만나고 두 주가 지난 금요일 아침.
할머니를 만나면 드리려고 사탕 한 봉지를 가방에 넣고 남산공원엘 갔다.
공원 104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할머니를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정자 가까이 가서 보니 할머니가 앉아 계시던 자리는 휑하니 바람이 지나가고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처서가 지나 아침 기온이 떨어지니 추워서 안 나오시는 건가....
할머니 드리려던 사탕을 한알 꺼내어 입에 넣고 정자 마루에 걸터앉아 그 사탕이 다 녹을 때까지 할머니를 기다렸다.
햇살이 공원에 가득 퍼져도 끝내 할머니는 나오시지 않았다.
공원 배롱나무가 한여름에 한바탕 꽃을 피우더니 꽃 진자리는 열매를 맺었고,
나무 끝부분에서 다시 가을맞이 꽃이 핀다.
남산공원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석등이 여러 개 있다
그런데, 밤에는 가로등이 계단을 밝혀준다.
석류가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고...
나팔꽃도 가을이 되니 겸손해져서 벽을 타고 올라가지 않고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
2022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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