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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오솔길/좋은 詩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은

기다린다는 말인 줄 알았다

가장 절망적일때 떠오른 얼굴

그 기다림으로 하여

살아갈 용기를 얻었었다.

기다릴 수 없으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줄 알았다

아무리 멀리 떠나 있어도

마음은 늘 그대곁에 있는데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살았다

 

그대도 세월을 살아가는 한 방황자인걸

내 슬픔 속에서 알았다

스스로 와 부딪치는 삶의 무게에

그렇게 고통스러워한 줄도 모른채

나는 그대를 무지개로 그려두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떠나갈 수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나로 인해 그대 고통들이 아프다

더 이상 깨어질 아무것도 없을 때

나는 그래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돌아설 수 있었다.

 

 

 

     나의 9월은

 

나무들의 하늘이, 하늘로

하늘로만 뻗어가고

반백의 노을을 보며

나의 9월은

하늘 가슴 깊숙이

짙은 사랑을 갈무리한다

 

서두르지 않는 한결같은 걸음으로

아직 지쳐 쓰러지지 못하는 9월은

이제는 잊으며 살아야 할 때

자신의 뒷모습을 정리하며

오랜 바램 알알이 영글어

뒤돌아보아도 보기 좋은 계절까지

 

내 영혼 어떤 모습으로 영그나?

순간 변하는

조화롭지 못한 얼굴이지만

하늘 열매를 달고

보듬으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서정윤 시인의 시 두편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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