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은
기다린다는 말인 줄 알았다
가장 절망적일때 떠오른 얼굴
그 기다림으로 하여
살아갈 용기를 얻었었다.
기다릴 수 없으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줄 알았다
아무리 멀리 떠나 있어도
마음은 늘 그대곁에 있는데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살았다
그대도 세월을 살아가는 한 방황자인걸
내 슬픔 속에서 알았다
스스로 와 부딪치는 삶의 무게에
그렇게 고통스러워한 줄도 모른채
나는 그대를 무지개로 그려두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떠나갈 수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나로 인해 그대 고통들이 아프다
더 이상 깨어질 아무것도 없을 때
나는 그래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돌아설 수 있었다.
나의 9월은
나무들의 하늘이, 하늘로
하늘로만 뻗어가고
반백의 노을을 보며
나의 9월은
하늘 가슴 깊숙이
짙은 사랑을 갈무리한다
서두르지 않는 한결같은 걸음으로
아직 지쳐 쓰러지지 못하는 9월은
이제는 잊으며 살아야 할 때
자신의 뒷모습을 정리하며
오랜 바램 알알이 영글어
뒤돌아보아도 보기 좋은 계절까지
내 영혼 어떤 모습으로 영그나?
순간 변하는
조화롭지 못한 얼굴이지만
하늘 열매를 달고
보듬으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서정윤 시인의 시 두편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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