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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오솔길/좋은 詩

5월의 시

 

 

5월의 시 /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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