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꽃 - 이해인
눈에 익은
어머니의
옥양목 겹저고리
젊어서 혼자된
어머니의 멍울진 한을
하얗게 풀어서
향기로 날리는가
"얘야, 너의 삶도
이처럼 향기로우렴
어느 날
어머니가
편지 속에 넣어 보낸
젖빛 꽃잎 위에
추억의 유년이
흰 나비로 접히네
※ 아파트 뒤 화단에 가득 심은 치자가 꽃이 피면
그 향기가 바람 부는 날엔 우리 집 뒷베란다까지 날아온다.
6월이 되면서 바람에 실려오는 치자꽃 향기에
아, 치자 꽃이 피었구나.... 하고,
창으로 내려다보니 하얗게 피었다.
사진에 담아 블로그 친구님들 보여 드려야겠다 생각하고,
바쁘게 며칠을 보내고......
오늘 담으려 가니 벌써 지고 있다.
2020년 6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