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반닫이는 저희 어머니께서 시집가실 때
장래옷을 넣어 가져간 것이라 한다.
시집가서 3년 동안 입을 옷을 준비해 가는 걸 장래옷이라 하는데,
외할머니께서 겉옷과 속옷 버선까지 넉넉히 만들어
이 반닫이에 가득 채워 주셨다고 했다.
크기와 모양은
가로가 82센티 폭 38센티 높이 54센티로
육통 괴목(느티나무)에
쇳대(자물쇠)와 손잡이는 백동이고
나머지 장석은 검은 무쇠 같은데.....?
안쪽에 작은 서랍이 두 개가 있어 쓸모 있게 만들었다
반닫이를 소개하면서
제대로 찍어 올렸으면 좋았을 터인데...
장롱 옆 좁은 공간에다 놓아
전체를 못찍고 앞면만 보여드려 아쉽다.
2020년 3월 23일 반닫이 이야기
쇳대들의 이야기
우리들 옛 마음씨가 이러하리라
묵중하고 셈세한 쇳대들처럼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열 수 있는 것
그러나 그 안에 든것들
많은 사람들의 노동과 삶이니
귀중히 아껴쓰라 쇳대로 잠그는 것
우리들 옛 마음씨가 이러하리라
엄정하고 다정한 쇳대들처럼
마음에 따라 차갑고도 따뜻한 것
아무렴 그 안에 든것들
욕심이라면 차갑지만 나누면 따뜻한 것
소중히 살려쓰라 쇳대로 잠그는 것
잊혀가는 우리들 옛 마음씨처럼
도란도란 속삭이는 쇳대들에 이야기
박노해 시인 - 쇳대들의 이야기